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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bric Drawing: Color play 2016- soda museum

Fabric Drawing: Composition of Space- solo exhibition

 

  이 공간은 천으로 그림을 그리는 자유공간이다.

  나에게 천이라는 재료는 붓으로 캔버스에 그린 회화의 획을 대신하는 것이다.  이것들은 면으로 이루어져 쌓아지고, 공간을 이루며 단단한 회화적 화면이 된다. 이는 어떠한 회화적 상상도 가능하다. 가장 기본이 되는 순수한 조형적 요소 (선, 면, 공간, 질감, 색채) 로 이루어진 공간 안에서 관람객들이 또 다른 감각의 예술을 맞이하는 계기를 갖길 바란다. -2016.09-

 

 

 

Fabric Drawing: stretched mind-  레스빠스71

 

 회화에 대한 수많은 이론이 있어 왔지만, 현대 미술에서 여전히 회화의 위치는 확고하다고 보여진다. 정다운의 작업은 앞으로 간략하게 다루겠지만, 이러한 회화 영역의 확장을 이야기하는 메타-회화적 논의의 연장선 상에 위치한다. 또한 미술사적인 맥락에서의 형식주의에 대한 재검토를 가능하게 하는데, 이러한 점들이 레스빠스71의 이번 공모전에서 정다운을 최종 선정한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정다운은 패브릭을 자신의 예술적 표현의 도구로 삼아 작업을 해오고 있다. 학부에서 회화를 전공하고 물감을 이용한 고전적인 회화 작업을 했던 그였지만, 회화에 대한 근본적인 탐구를 진행하면서 매체를 다양하게 탐색하였다. 이 결과로 패브릭, 그 물성을 시각적으로 분명하게 드러내는 스트라이프 패턴의 패브릭 조각들을 캔버스 프레임에 늘이고 고정하는 일련의 과정을 거친 작업을 제작하고 선보이게 된다.정다운의 작업은 변형된 스트라이프 패턴과 겹겹이 교차하면서 캔버스 프레임을 둘러싼 패브릭 조직의 구성을 보여준다. 미술이 지각과 인식을 필수적으로 동반하는 예술분과라는 전제 하에, 패브릭의 탄성과 변형을 이용한 평면 위의 선과 면의 리드미컬한 구성, 그리고 여기서 생겨난 이미지가 전통적인 매체가 아닌 패브릭이라는 표현도구를 통해 이루어졌다는 사실 등은 감상자에게 감각적이면서 지적인 만족감을 제공한다. 이러한 감정은 단순한 깨달음 때문만이 아닌 감상자의 시각이 지니는 촉각적 성질로부터 촉발된다. 감상자는 패브릭의 팽팽함과 느슨함, 매듭과 풀어짐 등 작품에서 찾을 수 있는 다양한 양상은 감상자가 이전에 촉각을 통해 얻었던 감각경험을 되새김질 시켜, 어떠한 긴장감을 경험할 수 있게 하기 때문이다. 정다운의 작업에서는 이렇듯 시각이 수반하는 촉각적 성질이 감상에 있어서 두드러지게 사용된다. 평면에 기반한 작품의 감상에서 ‘본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계기를 준다는 점은 정다운의 작업에서 주목할 만한 지점이며, 내러티브를 갖기보다 회화의 형식에 대한 작업의 성격을 지님으로서 메타-회화적인 성격을 지닌다.또한, 정다운의 작업은 실제 공간에 대한 감각을 촉발하여 전통적인 회화의 형식에서 한걸음 나아간다는 점에서 메타-회화적이다. 캔버스 프레임을 그대로 사용하면서 이를 감싼 천과 작품 주변의 공간으로의 확장을 꾀하는 작품들은 캔버스 평면으로 이루어진 전통적 회화작업을 변증법적으로 재고하게 한다. 즉, 일반적으로 전통적인 회화는 캔버스 프레임 위의 흰 천, 그리고 그 위에 물감으로 그려진 이미지라는 표면적 형식을 지니고, 지각을 통해 감상자 내부의 인식적인 공간을 발생시키는 감상적 차원을 거친다. 정다운의 작업은 이러한 정신적인 차원의 공간과 더불어 다른 차원의 공간, 패브릭의 교차와 구성을 통해 캔버스 프레임과 연관되어 형성되는 실제 공간에 대한 사유 더 나아가 회화 자체에 대한 고찰을 이끌어 낸다.정다운의 작업들은 작가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작품 속에 담아 관람자에게 그대로 전달하는 일방적인 소통의 방식을 갖고 있지 않다. 그보다 작품과 감상자 간의 대등한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작품을 향하는 지각을 가진 관람자라면 누구나 시각적인 쾌와 작품 속 공간을 자유롭게 유영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어떠한 강제하는 힘 없이 작품에 이끌려 소통을 할 수 있는 것, 이것이 정다운의 작품이 가지는 또 다른 미학적 의의가 아닐까 싶다. 앞으로 정다운 작가의 예술적 활동에 많은 응원과 격려를 바란다.

 

 

 

 

FABRIC DRAWING-Stretched mind

 

 나의 작업에서 가장 중요한 표현수단이자 주된 매체는 천(fabric)이다.

‘본다는 것’의 시각성에 관심을 가지며, 화면 안의 선, 면, 공간을 구성(composition)한다.

 

 예술 작품이 꼭 이야기를 이루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개인 삶에서의 서사적 의미나 특정한 개념이 아닌, 각자의 규칙을 담아 자유로운 개념으로, 오로지 개인의 예술표현을 위한 소재로 천을 선택하였다. <Fabric Drawing>은 말 그대로 천으로 그림을 그리는 회화다. 다시 말해, 천 표면의 질감, 색채, 패턴의 조형요소들로 새로운 형태를 창조하며, 회화 장르에서 새로운 시각효과와 표현 가능성을 모색한다.

 

 이에 따른 탐구과정은 다음의 네 가지 방법으로 진행한다.

첫 번째는 촉각적 경험이다. 감상자는 단지 대상을 보는 것인데도 촉각적인 경험을 할 수 있다. 다양한 텍스처의 천, 줄무늬 페인팅의 구성으로 당기기, 펼치기, 감싸기, 묶기 등의 기법으로 천의 팽창, 늘어짐, 패턴의 변화, 구김 등의 형상은 우리의 눈을 통해 보이는 상태의 촉각적 경험을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재료(material)의 질감이나 속성으로부터 감상자의 촉각적 반응을 유발시키며, 새로운 조형적 촉감을 탄생시킨다.

두 번째는 공간이다. 반복되는 선의 대조, 선들은 면을 이루고, 면과 면의 중첩으로 공간을 만들어 내는 지점은 나에게 굉장히 흥미롭다. 공간은 심리적인 공간으로 상상력을 갖게 하며, 무한히 확장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천의 재질감을 그대로 작품에 도입하여, 평면을 조각내어 공간을 만들거나 천들의 겹침(layer)에서 시각적 특성을 전제로 새로운 조형공간을 탄생시킨다. 중첩과정(overlapping)에서 실제 공간의 틈이 생기게 되며, 면(plane)의 면적과 줄무늬 선으로 공간을 표현한다. 이때 실제 공간이거나, 존재하지 않는 면일 수도 있는 공간에 대한 착시 현상을 일으키기도 한다. 이러한 공간(space)은 새로운 미학적 가능성을 담아내는 동시에 시각적인 공간 안에서 예술적 상상을 가능하게 한다. 그러므로 평면성을 극복하고 3차원이 되기도 한다.

세 번째는 줄무늬(stripes) 패턴이다. 작업에서 줄무늬 패턴의 천을 주로 사용한다. 이는 일정한 형태와 유형이 반복되는 줄무늬를 본인의 기법을 통해 본래의 줄무늬와는 다른 패턴

으로 변화시켜 새로운 이미지에서 오는 시각적 효과를 위해서다. 본인이 천에 가하는 힘에 따라 줄무늬의 길이, 넓이, 두께 등은 처음의 형태와 형질에서 변형이 이루어진다. 주어진 천의 패턴에서 팽창과 왜곡을 통한 새로운 이미지를 구현하며, 더불어 직선과 곡선의 관계, 그것들과 공간의 관계에 대해 연구하고 표현한다.

마지막으로는 색(color)이다. 색은 본인 작품화면 구성의 조화를 위해 중요한 요소이다. 단색으로 채워진 면보다는 여러 색으로 이뤄진 색 면들은 생기가 있고, 리듬감 있게 반복되어 더 매력적이며 시선을 끈다. 나의 작업 안에서도 화려한, 다양한 색들을 볼 수 있으며 색의 조화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색은 예술가가 시각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요소이며, 굳이 어떠한 말로써 개념을 정의하거나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구성요소라 생각한다. 즉, 색과 반복적 줄무늬의 조화는 회화 공간을 시각적으로 분할 가능한 역동적 공간으로 변화시킨다. 또한, 이러한 역동성을 가진 줄무늬 선의 색과 형태의 구성은 평면과 입체사이를 연결하는 요소로 각각의 특징을 가진 천과 색의 이질감을 연결하기 위해 색상과 매체의 질감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

 

 본인 작업에서 캔버스 틀은 단순히 이미지를 그리기 위한 장소가 아닌, 하나의 구성요소로서 존재성을 가진다. 동시에 현실의 재현이 배제된 장소, 회화의 평면성이 추구되는 모더니즘적 사고 장소로 비춰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2차원의 회화공간을 3차원적 공간으로 확장하는 실험장소이다. 다시 말하자면, 회화 평면에 시각적 환영 공간을 창출하는 과정에서 실제 공간을 관람자가 인지하고 회화 속 공간의 의미를 재고하는 장소라 할 것이다. 이처럼 본인의 작업은 캔버스의 정형화된 구조를 뛰어 넘으려는 시도로 언제든 회화 평면의 열려진 공간을 제공한다.

 

 <Fabric Drawing-Stretched mind>는 지난 작업에 연이어, 천이라는 매체의 즉물성으로 회화의 특성에 의미를 덧붙이며, 회화 표현재료의 확장을 통해 새로운 회화의 가능성을 탐구하였다. 나의 작업은 시각적으로 간결한 구조적 형태로 축소되어가는 점에서 양식화되어가고 있으며, 앞으로 나는 면의 분할, 작품을 구성하는 다양한 조형적 요소들 (선, 면, 공간, 질감, 색채)의 긴밀한 관계에 대한 더욱 연구할 것이다. 또한 캔버스의 프레임 위에 공간을 만들었다면, 화면 중심에서 나아가 화면 밖의 공간까지 집중하며 작업을 전개할 계획이다. 낱낱의 작품이 가지는 조형적 실험 속에서 많은 이들이 함께 사고하며, 감각적 경험을 하길 바란다.   2016 정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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